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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가게 오픈하려고 하는 사장님들을 너무너무 말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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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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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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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같이 반찬가게를 오픈한지 벌써 8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다른 업종에서 일해본적이 없어 다른 식당은 잘 모르겠지만
배달반찬은 맛도 맛이지만 재료가 정말 신선해야 합니다.
만든 후 바로 사가는게 아닌,배달가는 중 맛손실과 재료 손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월식 느낌으로 하루에 딱 6가지,1년 정도 운영을 했는데
잡다한 비용이 많이 들더군요, 배달용 보냉가방이나 아이스팩,관리,보관,배달비 등등
매출이 3천만원이 나와도 재료비는 40-45% 가까이 되었습니다.
배달비에,월세 공과금 부대비용,주방 보조 한명까지 남는건 400-500만원이 끝이더군요
남편이 있어서 다행이지 남편도 없었다면 인건비가 더 나갔을 겁니다.
올 대출로 매장을 오픈해서 그마저도 이자를 내기 바빴고
한달치 선불 들어온걸로 메꾸고 대출받고 정말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 와중에 단골분들은 계속 찾아주시고 맛있다고 칭찬해주셔서 그거 하나에 버텼습니다.
반찬가게 홍보하기도 쉽지않습니다. 신규고객이 계속 늘어야하는데 손님을 어디서 데리고 옵니까?
주방일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결국 가게를 내놨었는데 1년이 다 되도록 나갈 생각도 없었습니다.
가게 내놓는 것도 포기했는데 어찌저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2-3배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생각이 난게 매출규모가 커지면 할만하더군요, 단지 매출 3천만원 나오던 시절은 몸만 아프고 축났습니다.
물론 남는 것도 없었구요. 월 3천만원 팔려면 주 6일로 24시간 일해야 합니다. 정말 혼자서도 못합니다.
현재는 직원과 알바 포함 11명과 든든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반찬집 정말 쉽지않습니다.
몸이 아프고 피곤한 건 그렇다 치지만 불안한 마음이 정말 크더라구요
장사가 안돼서 불안하고 음식이 상할까 불안하고, 경쟁업체에 밀릴까 불안하고
특히 요즘은 무인반찬가게나 밀키트 가게가 많이 생기니까요.
이런 부분들이 저는 너무 힘들었고 일상이 조급하고 불안하고 예민하게 살았던거같습니다.
반찬가게 장사라는 것은 이런거같아요 ㅎㅎ 예전에 저한테 이런 말을 해주시는 사장님이 있었다면
분명히 시작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을 구구절절 적어봤습니다..
무조건 하지말아라! 이건 아니지만 정말 여러번 생각하고 오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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